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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4 - 1990년 -
하늘은 얼마만큼의 시련을 나에게서 요구하는지 절망은 끝이 없었다. 나는 몇 개의 나라와 도시들을 헤매며 인연이 있는 사람들을 찾았지만, 특별한 인간을 만나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지칠 대로 지치고 몸무게도 몇 kg나 빠져서 온 나를 보고, 집사람이 안 되었다는 듯이 한마디 했다. “죽어서 부처가 되면 뭘 할 거냐? 살아서 서방 노릇이나 잘하라.” 나는 성자와 함께 살아야 하는 여인의 고통을 보고, 소갈머리 없이 함부로 지껄이는 여편네의 말에 대꾸할 수가 없었다.
나는 집에 들어오면 또 죄인처럼 살아야 했다. 언제부터인지 자식들도 그런 나를 보면 타인처럼 대했다. 진리를 보고 살아야 하는 자는 세상의 모든 일들이 서럽기만 했다. 나는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이 너무 힘들어서 눈앞에 있는 것들을 보고도 실감을 느낄 수가 없었다.
하루는 제자가 있는 집으로 가서 내가 물었다. “어떻게 하면 좋은가?” 제자는 할 일이 없어 힘들어하는 나에게 말했다. “제가 할 일을 좀 만들어 드려야 하는데……” 하면서 말끝을 흐렸다. 제자도 나처럼 방법이 없는 것을 보고, 나는 혼자서 세상과 씨름을 할 일을 두고 방법을 찾고 있었다. 외국에서 삼류 이야기꾼 하나만 와도 문전성시로 성황을 이루는 다른 사람들의 일을 보면 나의 일은 너무나 힘들고 외로웠다.
어느 날 등잔 밑이 어둡다는 속담을 두고 손뼉을 쳤다. 왜 나는 진작에 그 생각을 하지 못했는지 몰랐다. 나는 내가 세계의 스승들과 세계의 철인들을 만났던 대화의 내용을 간추려서 남들이 하는 식으로 전단을 만들었다. 나는 10,000장이나 되는 전단을 신문 속에 넣어서 집집이 사람들에게 뿌렸다. 그러자 삶의 길을 설하는 장소에 한 사람의 중년 남자가 찾아왔다. 나는 하도 신기해서 낯선 남자에게 물었다. “당신은 어떻게 이곳에 오게 되었는가?” 그러자 남자는 전단을 보고 왔다고 했다. “당신은 참으로 복이 있는 자다. 나는 제자들을 가르치며 저들이 며칠씩이나 동냥을 해온 돈으로 만 장의 전단을 만들어 사람들 속에 뿌리게 되었다. 그런데 당신 한 사람을 이곳에서 만나게 되었으니 당신은 만 명에게 준 축복을 혼자서 받게 된 것이다. 그러니 원하는 것이 있으면 무엇이든지 청하라.” 하고 내가 말했다. 그러자 상대가 질문을 했다. 상대 : 세상의 근본이 무엇입니까? “콩의 근본은 콩이고 팥의 근본은 팥이다. 상대 : 근본 자리가 무엇입니까? “사람들이 근본 자리를 모르는 일은 사람들의 능력으로 그 자리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하늘은 얼마만한 시련을 나에게서 보고자 하는지 알 길이 없었다. 나는 날마다 인간을 위한 길을 찾아 나 자신과 싸웠지만, 내 곁에 남은 것은 절망과 좌절뿐이었다. 사람들은 나의 행동을 보고 단순히 교주가 되려고 한다며 자신들의 생각을 떠들어대었고, 내가 하는 말들이 사이비 종교에서 하는 말들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시간이 가면 갈수록 나에게 가중되고 있던 시련을 보면서도 나는 나 자신 앞에 쏟아지고 있던 온갖 야유에 대하여 변명조차 할 곳이 없었다. 진실을 말하면 미친 자라고 말했고, 진리를 말하면 무엇에 씐 자라고 말했다.
나는 내가 알고 있는 소중한 일들을 말할 곳이 없어서 길거리로 나가게 되었다. 등불을 켜놓고 인도에 앉아 있으니 한 걸인이 찾아와서 시비를 걸었다. “다른 데로 가라. 그렇지 않으면 봉변을 당할 것이다.” 나는 세상일이 너무나 야속해서 걸인을 붙잡고 물었다. “너는 누구인가? 왜 너는 나에게 와서 행패인가?” 걸인은 자신이 옆에 있는 공원의 관리인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내가 공원의 관리실로 찾아가서 물었더니 진짜 관리인이 밖으로 나왔다. 관리인은 내가 앉아 있는 곳으로 따라오더니 내가 하는 일을 보고는 무엇이 그렇게도 불쾌한지 우거지상이 되어서 빈정거렸다. 나는 나 자신이 한없이 처량했다. 그때 거리에 있던 장사꾼이 내가 하는 모습을 보더니 통사정을 했다. ‘당신을 보니 특별히 살기가 어려워서 돈벌이를 하러 나온 것 같지도 않은데 다른 곳으로 가 주면 어떻겠냐’고 말했다. ‘만약 내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자신까지도 공원의 관리인이나 도로 단속반원들에 의하여 쫓겨나게 될지도 모른다’고 애원 조로 말하는 것이었다. 나는 장사꾼의 말을 듣고 나서 나 자신의 짐이 더욱 무거워졌다. 상대 : 너는 병도 고칠 수 있는가? “내가 고칠 수 있는 병인지 고칠 수 없는 병인지는 환자를 보고 대답하겠다.” 상대는 나의 대답을 가지고 놀리기 시작했다. 상대 : 그렇다면 이 자의 병도 고쳐 보아라. 하며 자신의 옆에 있는 자를 가르쳤다. “그자는 왜 나에게 병을 고치려 하는가?” 상대 : 병을 고쳐주는 일은 좋은 일이 아닌가? “꼭 그렇지만은 않다. 병이 있어서 자신을 작게 망치는 자가 있는가 하면, 병이 없어서 자신을 좋게 살게 하는 자들이 있다.”
어처구니없는 일은 온종일 앉아 있어도 자신에 대한 일이나 세상의 일에 대하여 묻는 자가 없었다. 대학로에서 며칠 동안 아무런 소득도 없이 앉아 있던 나는 행인들의 발걸음이 분주한 광화문 거리로 자리를 옮겼다. 이상한 일은 행인들의 표정이었다. 나는 그런 일이 너무도 안타까워 외치기 시작했다. “보라! 들어라! 전하라!” “눈을 감고, 귀를 막고, 입을 다무는 일은 지혜가 아니다.” “진실을 보고, 진실을 알고, 진실을 말하라.” “그 일이 그대들을 구하고 그대들을 복되게 할 것이다.” 그러자 어떤 자가 길을 가다가 발걸음을 멈추고 물었다. “당신 곁에는 왜 사람이 없는가?” 그래서 나는 그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노자는 도를 알았지만, 그 일을 말할 곳이 없어서 혼자서 떠돌아다니다가 죽었다.
다음날 내가 앉아 있던 곳으로 건장한 사내들이 여럿 모여들었다. 나는 심상치 않은 예감이 들었다. 나에게 ‘빨리 보따리를 싸라’고 윽박질렀다. 나는 그들에게 물었다. “왜 일을 방해하는가?” 그들 중에 한 사내가 대답을 했다. “이곳에서 이런 일을 하면 안 된다.” 나는 다시 물었다. “나는 나라와 이 민족을 위해 이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왜 당신들은 ……” 그들은 짜증스럽다는 듯 내 말을 듣지도 않고 그들 중에 한 사람이 잘라 말했다. “그런 일은 상부에 가서 물어보라. 우리는 시키는 대로만 한다.”
나는 다시 자리를 옮겨야 했다. 내가 아무리 애를 써도 사람들은 내가 왜 이런 일을 하고, 왜 이런 일을 하려 하는지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인간들은 나를 피했고 나를 모함하려 했고 나를 해치려 했다. 공원에 온 사람들이 공원 앞에 앉아 있는 나를 보고 놀리기 시작했다. 상대 : 너는 물 위를 걸을 수 있냐? “나는 물 위를 걷지 못한다.” 그러자 옆에 있던 기독교 신자가 말했다. 상대 : 예수보다는 못한 자다. “예수는 어떤 자요?” 상대 : 예수는 물 위를 걸었고,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5천 명의 군중을 배불리 먹였다. “당신은 그때 그곳에서 그 일을 본 자인가?” 상대 : 성경에 그렇게 기록되어 있다. “그렇다면 당신은 진실을 본 자가 아니지 않은가?” 상대 : 성경에 있는 일은 모두 진실이다. “예수는 자신이 붙잡혀서 죽게 되었을 때 왜 자신의 결백을 입증할 수 없었는가?” 상대 : 그 일은 하나님의 뜻이다. “하나님은 왜 예수를 죽게 했는가?” 상대 : 하나님은 예수의 피로 세상을 구하기 위하여 그렇게 하신 것이다. “그렇다면 누가 그 피로 구원을 받게 되었는가?” 상대 : 당신은 성경을 보고 묻는가? “아니다. 나는 성경을 읽지 않는다.” 상대 : 그렇다면 성경을 먼저 읽어 보고 그런 일에 대하여 물어라. “당신은 이미 그 성경을 읽었으니 거기 있는 내용도 다 알고 있을 것이 아닌가?” 상대 : 성경에는 하나님의 말씀이 있다. “당신은 어떻게 그 속에 있던 것들이 하나님의 말씀이란 것을 알게 되었는가?” 상대 : 우리는 그렇게 배웠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말한 것들은 모두 당신이 본 것은 아니지 않은가?” 상대는 자리를 떠났다. 나는 그곳에 모여 있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왜 사람들은 본 것을 믿지 않고 보지 않은 사실을 믿으려 하는지 알 수가 없다.
어떤 자가 내 앞에 와서 물었다. 상대 : 당신은 깨달은 자인가? “그렇다. 나는 세상에서 최고의 깨달음을 이룬 자이다.” 상대 : 그렇다면 집안에 앉아 있지, 왜 여기에 앉아 있는가? “사람이 그리워서 길거리에 앉아 있다.” 상대 : 당신은 아직 깨달은 자가 아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어떤 자가 깨달은 자인가?” 상대 : 깨달은 자의 곁에는 많은 사람들이 따르고 얼굴에 후광이 나와야 한다. “석가모니 부처는 자신을 깨달은 자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곁에는 사람들이 없어 그는 늙어서까지 사람들을 찾아다니다 길 위에서 죽었다. 그러자 상대는 입을 다물었다.
그때 어떤 자가 옆에서 큰 소리로 떠들었다. “저자는 다른 것은 괜찮은데 아상이 크다.”라고 외쳤다. 나는 나를 지적하고 소리치던 자를 보며 조용하게 물었다. “나의 어떤 점이 아상으로 보이는가?” 그러자 옆에서 다른 자가 말했다. “이 자는 대단한 자다. 이 자의 말은 막히는 데가 없다.”라고 말했다. 나는 다시 이렇게 말했다. “아상이란 말은 자신이 확실하게 알지도 못하는 일들을 남 앞에서 내세우는 일을 아상이라고 한다.
또 옆에서 어떤 자가 물었다. 상대 : 당신은 세상에 있는 종교를 어떻게 보는가? “종교란 인간의 삶을 가르치는 학교다. 나는 아직도 종교가 삶의 진리를 가르치고 있는 곳을 보지 못했다.” 상대 : 종교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배울 것이 없다면 왜 그곳에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가? “내가 어떻게 그 많은 사람들 속의 일을 보지 않고 말할 수 있겠는가. 그 일은 그들에게 가서 물어보라. 그러면 그 속에 있는 일들을 보게 될 것이다.” 나는 앞에 모여 있는 사람들에게 그런 일에 대하여 말했다. “마가 낀 곳일수록 한번 접하면 다시 그곳을 빠져나오지 못하게 하는 일이 있어서 자신을 영영 망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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