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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소 연

 

지난 1990년에 내가 동남아시아를 여행하던 때의 일이다.

인도의 남쪽에 있는 도시,「부나」라는 곳에 도착하자 내가 모시고 있던 스승이 말했다.

"이 곳의 지식인들에게 내가 왔다는 것을 알리도록 하라."

나는 잘 알지 못하는 나라의 도시에서 생소한 사람들에게 스승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겁도 없이 여기저기 분주하게 돌아 다녔다.

부나는 인도의 교육도시로서 명망 있는 사람들이 많이 살았는데 그곳에서 알게 된 것으로 부나 대학이 인도에서 철학으로 유명하다는 소문이었다.

나는 부나 대학으로 찾아가서 총장실을 노크했다. 문이 열렸을 때 내가 본 사람이 나중에 알고 보니 대학의 총장이었는데 그때 나는 그 사람이 누군지 몰랐기 때문에 그 사람에게 물었다.

"총장님은 어디 계십니까?"

그러자 내 앞에 있던 사람이 "총장은 왜 찾느냐?"고 했다.

나는 스승의 메시지를 내 보이며 말했다.

"한국에서 이러한 분이 부나에 왔는데 인도의 지식인들을 만나고 싶어한다."

그 사람은 스승의 메시지를 읽어 보더니 서슴없이 시간을 정해주면서 만나겠다고 했다.

나는 그 사람이 약속한 날, 스승과 함께 부나 대학으로 갔다. 스승과 내가 총장실에 도착하니 두 사람이 우리를 맞이해 주었는데 한 사람은 지난번에 만났던 사람이었고 다른 한 사람은 처음 보는 사람이었다.

나는 지난번에 만났던 사람에게 처음 보는 다른 한 사람을 가리키며 물었다.

"이 분이 총장님이십니까?"

그러자 지난번에 만났던 사람이 아니라 고했다. 나는 그제서야 지난번에 처음 만났던 사람이 대학의 총장인 굽데 박사라는 것을 알았다. 다른 한 사람은 그 대학의 심리학 교수로서 상당히 알려진 교수였다.

나는 먼저 두 사람에게 한국에서 온 스승을 소개하고 나서 두 사람을 스승에게 소개하였는데, 스승은 그들에게 자신에 대해서 다시 소개를 했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진실한 자입니다"

나는 스승의 말에 그들이 당황하지 않을까 염려가 되었다. 그래서 황급히 설명을 덧붙였다.

"이 분은 자신이 가진 시각에 대해서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자 그들은 별로 거부감 없이 스승의 말을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스승은 총장과 교수에게 몇 가지 질문을 했다. 그리고 알고 싶은 것들이 있으면 자신에게 질문하라고 했다.

그때 부나 대학의 총장인 굽데 박사가 말했다.

"당신은 나의 영혼이 어디에 존재하는지 말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스승은 이렇게 대답했다.

"그렇다. 그러나 그것을 말하기 전에 내가 먼저 질문을 하나 하고, 네가 하는 대답을 듣고 나서 그 일에 대해서 네가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말해 주겠다."

총장이 다시 물었다.

"어떤 것을 질문하시겠습니까?"

"콩은 어디서 나느냐?"

"콩은 콩에서 나지 않습니까?"

스승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 콩은 콩에서 난다. 그러나 콩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의 뿌리가 땅에 박혀있기 때문에 다르게 볼 수도 있다.

콩이 콩에서 나는 것처럼 네 영혼은 네 속에 있게 되며, 너의 영혼은 너의 활동을 통하여 만들어지게 된다. 그리고 너는 그 영혼 속에 있던 일로 인하여 다시 태어나게 될 것이다."

굽데 박사는 스승의 대답에 매우 흡족해 하며 말했다.

"우리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이런 일에 대해서 알려고 노력했지만 그 일을 알 수 없었습니다."

굽데 박사와 교수는 그때부터 스승과 많은 대화를 나누었고 약속된 시간이 다 되어서 헤어지게 되자 굽데 박사가 스승에게 말했다.

"오늘 저희들에게 해주신 말씀들은 매우 유익했습니다. 다음에 또 부나에 오시게 되면 저를 꼭 찾아 주시기 바랍니다."

스승은 쾌히 승낙했고, 총장과 교수는 정중하게 배웅을 했다.